무료 체험 기간 끝나니 자동결제, 환불 받을 수 있을까?

#김근시(가명)씨는 얼마 전 인터넷 광고를 보다 안경을 하나 장만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만원이 넘는 가격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일주일간 무료체험이 가능하다는 얘기에 용기를 내어봤습니다.

무료체험을 신청하니 판매업체는 김씨의 개인정보와 함께 신용카드 번호 등 결제정보를 요구합니다. 상담원은 일주일간의 무료체험 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상품 대금이 결제된다고 하네요. 하지만 김씨는 의례적인 내용이라 생각하고 흘려 들었습니다. 

"한번 시험 삼아 사용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하면 되니 문제될 거 있겠어?"

그러나 김씨의 기대와는 달리 무료체험 행사기간이 끝나자마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판매업체가 무료체험 기간이 경과함과 동시에 제공받은 신용카드 정보로 물품 대금을 결제해버린 건데요. 

김씨는 그제서야 부랴부랴 해당 업체에 안경을 구입할 의사가 없다며 환불을 요청했는데요. 업체는 사전에 안내한 대로 결제를 진행했을 뿐 아니라 전자상거래법상 청약 철회기간(7일)도 경과했으므로 환불을 해줄 수 없다고 하네요.

김씨는 정말 환불을 받을 수 없을까요

(위 사례는 한국소비자원의 분쟁조정 결정 사례를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전자상거래법(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은 소비자는 통신판매업자와 구매 계약 체결 또는 재화(상품)를 공급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는 청약 철회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이 청약 철회 기간에 대한 양측의 해석이 엇갈렸습니다.

김씨는 무료체험기간이 종료한 후에야 대금이 결제됐으므로 이때 비로소 매매계약의 효력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카드 결제 직후 이뤄진 자신의 환불 요구는 청약 철회 기간 7일 이내에 해당하므로 당연히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판매업체는 상품이 이미 일주일 전 김씨에게 전달됐을 뿐 아니라 사전에 고지한 시점까지 반품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환불은 불가능하다고 맞섰습니다.

소비자원은 김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무료체험 기간이 종료된 시점까지 김씨가 반품 의사를 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매계약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은 맞지만 청약 철회 기간은 실제 매매계약의 효력이 발생한 시점부터 기산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상품이 공급된 무료체험 시작 시점이 아닌 무료체험이 종료되고 실제 대금이 결제된 시점을 실체적인 매매계약 시점으로 본 겁니다. 소비자원은 이에 따라 김씨의 환불 요청은 7일 이내 이뤄진 것으로 보는 게 합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자상거래법<br />제17조(청약철회등) <br />통신판매업자와 재화등의 구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다음 각 호의 기간이내에 해당 계약에 관한 청약철회 등을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전자상거래법 17조는 통신판매업자와 재화 등의 구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계약 체결 또는 재화 등을 공급받은 7일 이내 청약 철회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같은 법 35조는 17조 등을 위반해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판매업체가 무료체험 기간 내 청약 철회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사전에 알렸더라도 이는 부당하게 청약철회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고 볼 것입니다.

소비자원은 이에 따라 판매업체는 김씨에게 안경 구입대금을 환불하고 이를 3영업일 이내 이행하지 않을 시 연 20%의 비율로 지연배상금을 가산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다만 같은 법 18조에 따라 청약 철회한 물건의 반송비는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

[출처] 이토렌트